환자분들이 여드름으로 피부과에 오시면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식이에 대한 것이랍니다. 어떤 걸 먹으면 여드름에 좋고, 어떤 걸 먹으면 나쁜가 하는 것인데요. 그동안 식이습관과 여드름 발생, 중증도 등은 큰 관련이 없다고 생각되어 왔습니다. 음식과 여드름의 상관성은 무시할 만한 수준이거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여드름에서 식이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대한 피부과학회 편찬 피부과학 7판에서도 식이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되었고요.

#1 여드름과 음식, 식이습관 관련 저널 소개
최근 2021년도에 International Journal of Dermatology에 발표된 리뷰 논문(Federica Dall oglio et al) 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나온 논문 중 여드름, 음식, 영양, 식이, 음료 등등의 키워드와 관련된 모든 논문을 조사하고 분석해서 보고한 것인데요. 총 53개의 논문이 적절하게 관련 있는 내용들이었다고 하고 이중 11개는 임상시험, 42개는 관찰연구였다고 해요. 이 연구에 따르면, 높은 당 부하지수를 가진 음식들, 유제품, 지방이 많이 포함된 음식, 초콜릿은 여드름을 유발하는 요인인 반면, 과일이나 야채 섭취는 여드름으로부터 보호하는 요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유제품 중에서도 저지방 우유인지 그냥 우유인지에 따라 여드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고, 유제품도 아이스크림, 치즈, 요구르트 등등 종류에 따라 여드름과 관련성이 다를 수 있습니다. 즉, 각 제품군에 속한 개별 음식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며,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2 여드름에 안 좋은, 나쁜 음식
위에서 소개드린 2021년에 발표된 연구에서 이야기하는 바로는 여드름에 안 좋은 음식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높은 당 부하지수 음식
높은 당부하지수 음식을 먹으면 혈액 내에 당과 인슐린이 증가하게 되는데요. 고혈당과 고 인슐린 혈증은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를 증가시키며, IGF-1은 각질세포가 증식하고 안드로겐이 증가하게 합니다. 이는 피지 ㄷ과다분비와 여드름 발생에 기여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음식으로는 사탕, 설탕, 쌀, 빵, 감자, 파스타 등이 있습니다.
유제품
매주 3회 이상 우유 등의 유제품을 먹는 경우 여드름을 악화시킨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최근의 여러 연구들이 우유를 포함한 유제품이 여드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하였다고 합니다. 이는 우유나 유제품에 들어있는 호르몬 관련 물질들(스테로이드, 성장인자 자극 호르몬, IGF-1 등)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합니다. 우유는 당 부하지수가 낮지만 이런 호르몬 관련 물질들 대문에 혈당과 혈액 내 인슐린 농도를 증가시킨다고 피지 과다분비, 염증 등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지방이 많은 음식
이 연구에 포함된 모든 논문의 저자들이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여드름에 나쁘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합니다. 튀기거나 기름진 음식, 패스트푸드,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산은 여드름에 안 좋은 음식인데요. 이 또한 앞에서 말씀드린 IGF-1을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초콜릿
초콜릿은 이전부터 여드름 악화 요인으로 자주 언급되었다고 하며, 잦은 초콜릿 섭취는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한 연구에서는 다크 초콜릿을 먹는 경우 표피 과각화와 세균 집락 형성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초콜릿의 코코아, 우유, 설탕이 아마도 여드름 악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되나 어떤 성분이 주로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3 여드름에 좋은 음식
과일과 야채
주 3회 이상의 잦은 과일, 야채 섭취는 여드름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성인 여성 여드름과 사춘기 여드름에 있어서 과일과 야채 섭취는 항산화, 항염증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과일과 야채를 많이 포함하는 지중해식이는 서구식이에 비해 여드름 환자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방산
필수지방산이 항염증효과가 있어서 많은 염증성 피부질환에 좋다는 근거들이 많이 있지만 여드름에 있어서는 논문마다 결과가 다르다고 합니다.
#4 결론
여드름과 식이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었으나 과거 의학계에서는 음식이 여드름의 중요한 유발 요인이 아닌 것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과학계에서 다시 여드름과 음식의 관련성이 관심 주제로 떠올랐고,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중 최근에 2021년 10년간 발표된 모든 논문을 모아 체계적 분석을 한 연구가 있어 소개해 드렸습니다. 인터넷에는 각 질병에 대한 좋은 음식, 나쁜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근거가 부족하거나 단일 논문에 기반한 내용도 많으므로 주의해서 보셔야 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최신 지견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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